<p></p><br /><br />[앵커]<br>Q. 사흘 연속 저희가 국회의원 후원금이 쌈짓돈처럼 쓸 수 있는 우려를 전달해드리고 있습니다. 우리 의원들도 후원금 내역을 공개를 안 하는 건 아니죠? <br> <br>네, 국회의원들 선관위에 후원금 지출 내역을 의무적으로 보고합니다. <br> <br>뭐가 문제인지 지금부터 알려드리겠습니다. <br><br>의원들이 1년에 딱 한 번 제출하는데요. <br><br>중앙선관위가 그 내역을 공개하죠. <br> <br>공개하는 이유는 투명하게 검증하기 위해서죠. <br><br>그런데 정보공개청구를 해야 볼 수 있고 그마저 전자 문서가 아니라 종이 출력물 형태로 공개합니다. <br> <br>영수증까지 확인하려면 선관위에 가서 현장에서 볼 수만 있습니다. <br> <br>300명 의원 후원금을 검증하려면 데이터를 재가공하거나 검색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는 거죠. <br> <br>Q. 저희가 쌈짓돈으로 의심되는 사례를 쭉 전해드렸는데 사실 공개만 잘 하면 충분히 줄일 수 있을 것 같거든요. <br> <br>제가 의원들이 낸 회계보고서를 들고 왔는데요. <br><br>이것만으로는 문제점을 찾기 쉽지 않습니다. <br> <br>저희가 후원금으로 서울에 집을 얻었는데, 월세를 조카에게 주고 있다고 송재호 의원의 의정활동 숙소를 지적했죠. <br> <br>송 의원은 저희 보도 이후 "이미 공개된 내용인데 당황스럽다"고 하던데요.<br> <br>과연 그럴까요? <br><br>송재호 의원의 후원금 지출 내역에는 이렇게만 쓰여 있습니다. <br><br>'숙소임차료', 그리고 임차료를 받은 사람에 '송00' <br> <br>숙소 위치는 재산 공개 내역을 별도로 봐야 알 수 있고, 임대인과의 관계는 성이 같은 걸 보고 가족인 걸 의심해 주변 부동산 취재해서 확인한 겁니다. <br> <br>집 근처나 휴일에 써서 사적 이용이 의심된다는 식비의 경우도 수백 건의 내용 중 일일이 날짜와 위치를 추려내야 찾아낼 수 있습니다. <br> <br>Q. 쌈짓돈처럼 쓰는지 잡아내는 건 선관위 몫인데, 얼마나 잡아냅니까? <br> <br>회계보고서 받으면 선관위가 소명을 요구하거나 현장 조사도 하는데요. <br><br>선관위 취재해보니 현실적으로 잡아내는 게 쉽지가 않습니다. <br><br>지난해 사적 이용과 관련해 90건 조치했는데요. <br><br>대부분 경고에 그쳤습니다. <br> <br>의원마다 회계보고서와 영수증을 종이 출력물로 수백 건, 수천 장 제출하는데요. <br> <br>선관위 직원들이 이거 일일이 비교하며 내역을 검증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합니다. <br> <br>Q. 지금 지적한 이 문제를 한 방에 해결하는 쉬운 방법이 있죠. 미국이 그걸 하고 있고요. <br> <br>네, 미국은 어떻게 다를까요. <br> <br>일단 국회의원, 일년에 4번 공개합니다.<br> <br>자주 공개하니 검증이 쉽죠. <br> <br>그리고 우리처럼 종이로 내는 게 아니라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공개됩니다. <br><br>제가 미국의 연방선거관리위원회 사이트를 직접 이용해봤는데요. <br> <br>먼저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의 이름을 입력하면 크루즈 의원이 쓴 지출 내역이 날짜 순서대로 볼 수 있습니다. <br> <br>검색 창에 '음식' 이라고 입력하면 음식 비용만 따로 정리돼 한 눈에 볼 수 있고요. <br> <br>클릭 한번이면 세부 영수증까지 다 볼 수 있습니다.<br><br>의원마다 얼마 썼는지 일일이 종이 뒤져가며 계산기를 두드리는 우리와 천지차이죠. <br><br>정리해보면 미국은 더 자주 공개하고, 원하는 사람 누구나 클릭 한 번으로 쉽게 볼 수 있고, 영수증까지도 제한없이 확인 가능한 겁니다.<br> <br>Q. 이렇게 쉬운 방법이 있는데도 안 하는 이유, 국회의원이 스스로 머리를 깎아야 하기 때문이죠? <br> <br>맞습니다.<br> <br>선관위는 10년째 온라인 공개를 주장하고 있는데요. <br> <br>선관위는 개정 의견만 낼 수 있고, 정작 법을 바꾸는 건 국회의원들이잖아요. <br><br>이번 국회에도 법안이 올라가있지만 의원들 관심조차 없습니다. <br><br>해당 상임위 의원들 취재해보니 법안 자체를 모르거나, 합의가 안 됐다거나 전혀 의지가 없었는데요. <br> <br>저희가 이 기획을 준비한 이유, 후원금 규제를 강화하자, 이런 차원보다는, 후원금도 사실상 세금이거든요. <br><br>후원금 내면 세비로 환급해주니까요. <br> <br>그만큼 국민이 쌈짓돈처럼 쓰는지 쉽게 확인하고 검증할 수 있게 공개하자는 겁니다. <br> <br>한 재선 의원은 "투명하게 공개하면 국민 신뢰도가 높아져 후원금이 더 잘 걷힐 것"이라는 이야기도 하던데요. <br> <br>21대 의원들이 그 길로 나서도록 계속 저희도 노력하겠습니다.